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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되는 생성형 AI” 어디에나 생기는 AI 버튼이 부담스러운 이유

Michael Crider | PCWorld 2024.04.19
2024년에 피할 수 없는 유행어가 있다면 아마도 "이스라엘", "선거", "머스크"일 것이다. 하지만 IT 산업으로 범위를 좁혀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AI이다. 암호화폐 열풍과 그 후의 폭락이 연상될 정도로, AI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이용해 많은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모두가 열풍에 올라타고 폭락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여기서 ‘모두’는 거의 모든 IT 업체를 말한다. 오픈AI가 이 골드러시의 중심에 있고 엔비디아가 금광을 필요한 디지털 삽을 팔고 있지만, 더 전통적인 IT 업체 역시 손 놓고 보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행어가 늘 그렇듯, 모든 새 PC가 'AI PC'라는 말로 빠르게 희석되고 있으며, 실제 사용자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용어가 됐다.
 
ⓒ Microsoft

그러나 "AI"가 의미하는 생성형 AI 툴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처럼 챗GPT의 인기에 올라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구글 제미나이 시스템이나 애플의 곧 출시될 생성형 AI처럼 차세대 스타를 기대하며 새로운 AI를 내놓는 것이다.
 

어디에나 있는 AI 버튼

암호 화폐 열풍과 달리 생성형 AI는 기술을 이해하지 못해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몇 번의 키 입력만으로 새로운 폴아웃 TV 쇼를 풍자하는 시를 지을 수도 있다. 아주 뛰어난 시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느린 인간의 두뇌로 몇십 분이 걸려 대사를 만드는 대신 컴퓨터가 몇 초 만에 대신 생각해 주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는 누구나 알 수 있다. 그 매력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삼성 갤럭시 북4 울트라 코파일럿 키. 올해 모든 신형 노트북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챗GPT 인터페이스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코파일럿 버튼이 제공될 예정이다. ⓒ Mark Hachman / IDG

그래서인지 이들 업체는 물리 인터페이스와 디지털 인터페이스 모두에서 AI를 전면에 내세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새로운 윈도우 노트북에 전용 코파일럿 키를 제공해 사용자가 작업 표시줄의 아이콘을 클릭하는 것보다 훨씬 더 즉각적인 방식으로 챗GPT 인터페이스와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독보적인 기능 중 하나인 어시스턴트를 제미나이로 대체하고 있다.

틈새 제품도 늘어나고 있다. 초기 리뷰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휴매닉 Ai 핀이 대표적이다. AI 기반 삼성 냉장고는 말할 것도 없고, AI 기반 아기 울음소리 번역기가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보여줄지도 지켜볼 일이다.
 
휴메인 AI 핀 ⓒ Humane

AI 열풍에서 얻을 것이 별로 없어 보이는 로지텍도 이 흐름에 뛰어들었다. 로지텍 M750 마우스의 시그니처 AI 에디션에는 짧은 생성형 AI 작업에 초점을 맞춘 또 다른 버전의 챗GPT를 소환하는 전용 버튼이 있다. 이 기능은 이제 로지 옵션+(Logi Options+)에 내장되는데, 이는 로지텍의 마우스와 키보드 대부분에서 동일한 기능이 제공된다는 뜻이다. 다른 로지텍 제품의 다음 버전에도 전용 AI 버튼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쩌면 로지텍이 새로운 MX 마스터 마우스를 출시하는 이유가 될지도 모른다.
 
로지텍 시그니처 AI 에디션 마우스. 로지텍의 최신 마우스에는 챗GPT를 사용하기 위한 또 다른 인터페이스를 띄우는 전용 AI 버튼이 있다. ⓒ Logitech

처음 보는 광경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많았다. 슈퍼볼 광고에서 맷 데이먼이 비트코인을 사지 않으면 겁쟁이라고 했던 기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우스에 윈도우 버튼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던 시절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하룻밤 사이에 디지털 생활의 모든 측면으로 확산되는 경우는 많았다. 방금 오싹함을 느꼈다면 코타나의 유령이 어깨에 올라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미 들어 본 노래

구글이 어시스턴트로 성공을 거두고 애플이 시리로 기반을 확보하자 모든 업체가 자체 음성 챗봇을 원했다. 아마존에는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코타나, 심지어 삼성에도 당황스러운 이름의 "빅스비"가 있다. 그리고 이들 챗봇은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물리 인터페이스 모두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추진됐다. 

삼성은 수억 대의 안드로이드 휴대폰에 빅스비 전용 버튼을 제공했다. 당시 안드로이드 정보 사이트에서 일했던 사람으로서 '빅스비 버튼 변경 방법' 검색으로 벌어들인 모든 수익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애플은 아이폰의 홈 버튼에 시리를 배치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악명 높은 윈도우 10 작업 표시줄에 코타나를 붙였다. 

친숙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코타나는 윈도우의 첫 부팅 인터페이스에서도 목소리로 사용자에게 바로 말을 걸어 클리피의 그림자를 보여줬다. 일부 제조업체는 노트북 키보드에 코타나 전용 버튼을 넣거나 특정 트랙패드 제스처로 코타나를 활성화하는 등 마이크로소프트에 빠져들기도 했다. 

시리는 존재감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건재하다. 어시스턴트는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미나이로 변신하고 있다. 알렉사 역시 여전히 살아 있지만, 아마존은 알렉사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아직 모른다. 그리고 빅스비는 삼성 소프트웨어 개발팀의 깊은 곳에서 AI 기반 비서가 되기 위해 부활한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 것처럼, 코타나는 이미 마지막이 예정되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막대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적지 않은 사용자 불만이 실제 제품보다 농담으로 더 많이 기억되는 무언가에 허비됐다. 그리고 코타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랫동안 코타나를 사용자에게 밀어붙였던 방식이다.
 
ⓒ Logitech

필자는 코파일럿이나 챗GPT와 같은 생성형 텍스트 도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매우 현실적이고 본능적인 방식으로 배열을 취하고 있으며, 생성형 텍스트를 읽는 것은 마치 누군가가 크레용으로 TPS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교적 간단한 작업에서 엄청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사용자가 왜 이 툴을 유용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필자가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숙제를 커닝하는 것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화면과 전용 버튼 등 인터페이스에 AI 툴을 마구 배치하는 것은 사용자의 불만을 야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아무도 마우스에 윈도우 버튼을 원하지 않았고, 아무도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로그인하기 위해 코타나에게 말을 걸고 싶지 않았으며, 아무도 스마트 글래스로 사진을 찍으라고 챗GPT에게 요청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생성형 AI는 기업과 일반 소비자 모두에게 흥미로운 툴이 될 수 있다. 아니면 구글 검색엔진이 걸러낼 방법을 찾아야 하는 쓰레기 텍스트로 웹을 가득 채울 반짝 유행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가 어떻게 되든 사용자에게 억지로 강요하는 것보다 더 빨리 싫증을 느끼게 하는 방법은 없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코타나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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