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바이스

“영화 <제5원소> 속 소품이 현실로” 자동 네일 페인팅 기기 ‘님블 디바이스’

Emma Rowley | TechAdvisor 2024.01.11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 전시회 CES의 주인공은 대부분 유명한 기업의 대규모 발표지만, 다소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제품을 발견하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올해는 '님블 디바이스(Nimble Device)'에서 이런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님블 디바이스의 기능은 1가지 뿐이다. 작은 매니큐어 병이 내장된 로봇 팔이 손톱을 장식한다. 제대로 작동할까? 아직 실물이 공개된 적은 없지만 지난 몇년간 로봇 분야의 빠른 발전을 생각하면, 많은 네일 아티스트가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할 수도 있다. CES 2024를 통해 이 제품에 대해 알려진 것은 '앞선 AI' 기술을 이용한다는 것 뿐이다. 적어도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2D와 3D 스캐닝을 모두 이용해 사용자 손톱의 크기와 모양, 굴곡 등을 학습한 후 매니큐어를 칠해 준다.
 
제품 안에는 네일 폴리시가 들어있다. ⓒ Nimble Beauty

님블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제품은 '다양하고 세련되며 간편한 매니큐어'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2~4겹 코팅을 한 후 완전 자동화된 건조 기술을 적용해 기기에서 손을 빼는 즉시 손톱을 말리지 않고 바로 생활할 수 있다.

"손을 뺀다"는 대목에서 흠칫하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아마도 불투명한 상자 안으로 손을 집어 넣어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로봇 네일 페인팅을 이용하려면 꼭 손을 집어 넣는 행위가 필요하다. 하지만 다른 생각도 든다. 기기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굳이 볼 수 없도록 한 이유는 무엇일까? 로봇 팔이 부끄럼을 타는 걸까? 영화 <듄> 속 벤 게세릿(Bene Gesserit) 멤버가 사용하던 독침이라도 숨겨 놓은 것일까?
 
영화 <듄>에 등장하는 벤 게세릿 상자 ⓒ Warner Bros

사실 이런 모양과 기능의 기기가 처음 등장한 것은 영화 <듄>이 처음이 아니다. 1997년 나온 SF 뤽 베송 감독의 영화 <제5원소>를 보면, 영화 속 인물이 놀랍도록 작은 기기를 이용해 자동으로 네일 페인팅을 하면서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이 있다. 님블 디바이스를 개발한 이들이 이 뤽 베송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매니큐어를 칠하다가 실패해 결국 저녁 데이트까지 망친 사람들의 사례가 더 반영됐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제5원소> 영화 속에 등장하는 뷰티 기술이 즉석 네일 기기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렌지색 머리를 한 주인공 리루가 샤넬 브랜드가 찍힌 눈 화장 기기를 사용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샤넬 측의 협조를 받아 만들어졌겠지만, 입생로랑(YSL)은 실제로 자체 브랜드의 즉석 화장 기기 '루즈 쉬르 메주르(Rouge Sur Mesure)'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사용자에게 맞춤 컬러를 제안하고, 여러 색상을 조합한다. 사용 방법은 원하는 색상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면 된다. 그러면 이 기기 내부에 장착된 3가지 색상 카트리지를 이용해 필요한 색상을 만들어낸다. 가격은 350달러다.
 
ⓒ Yves Saint Laurent Beauty

하지만 이런 기기에 비하면 님블 디바이스는 더 급진적이고 파격적이다. 님블 디바이스는 599달러이며 현재 님블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배송은 3월 15일부터 시작된다. 정확한 제품의 크기는 공개되지 않았는데, 영화 <제5원소>처럼 가방에 넣어 휴대하거나 회사에서 가볍게 쓸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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