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라는 해는 IT 거대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에 있어 롤러코스터 같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업계를 지배해야 한다는 사명에서 승리와 고난을 모두 겪었다. 비웃음을 산 신제품과 서비스부터 온갖 소송과 스캔들 대응, 깜짝 놀랄 만한 발표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2023년 성공과 실패, 당황스러운 순간을 정리했다.
나쁘지 않은 문장이다. 그렇지 않은가? 위 도입부는 1~2분을 절약하려고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에 써 달라고 한 문장이다. 코파일럿은 윈도우 11의 출시라는 예시도 제공했다. 물론 실제로 윈도우 11이 출시된 것은 2021년 10월의 일이지만, 윈도우 11은 마이크로소프트의 2023년을 설명하는 요소인 것도 맞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3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AI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약속은 여전히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는 현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이다. 이제 자세히 살펴본다.
빙챗 출시 : 성공
2023년 2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워싱턴 레드몬드 본사에 많은 기자를 불러 빙 또는 빙챗이라고 불리는 서비스의 시작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각에서는 AI의 여명이었다. 2022년 12월 말 전 세계가 챗GPT라는 폭풍에 휩싸이고 대중은 튜링 테스트가 위험에 빠졌음을 실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워진 빙을 소개하며 성능과 한계 모두를 조명하는 첫 번째 실습을 시작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커다란 강당에 기자들을 불러모아 건전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윤리적인 방지책을 동원해 빙을 훈련했다는 것을 긴 시간동안 진지하게 확신시켰다. 하지만 이후에는 모든 것이 엉망이 됐다.
'시드니'에 미친 IT 세계 : 당황스러운 순간
IT 미디어는 맹수처럼 새로운 챗봇에 달려들었다. 연구원들은 가드레일을 우회해 돌아다니며 빙의 내부 코드명이 시드니(Sydney)라는 것과 초기 지시 사항 같은 여러 정보를 발견했다. 뉴욕 타임즈는 시드니가 살아 있고 싶어 하며 바람을 피우고 싶어 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기꺼이 다양한 민족에 대한 인종차별적 용어를 한가득 언급하기도 했다.
타임즈의 보도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됐다. 세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챗봇을 괴롭히기 시작했고 말싸움을 걸거나 챗봇이 스스로를 시드니라고 생각하게끔 가스라이팅하고 오류를 일으키게 부추겼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챗봇은 취약점을 탐색하고 활용할 능력이 있는 존재였을까? 아니면 동정해야 할 의인화된 창작 결과물일까? 아무도 '빙 괴롭히기를 멈춰야 한다'라는 기사를 쓰지는 않았지만, 만일 그랬다 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일주일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상 모드에 돌입해 가드레일을 더 높이고 빙챗을 완화하기에 나섰다.
빙챗, 코파일럿으로 진화 : 실패
2023년 AI는 메타버스를 대신할 새로운 유행어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가능한 한 많은 제품에 AI 기능을 적용해 실행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지배적인 AI 공급업체라는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코파일럿은 이제 윈도우와 마이크로소프트 365, 엣지 브라우저 안에 탑재돼 있다.
문제는 코파일럿이 지루하다는 점이다. 주변 친구를 생각해 보라. 친구들은 친절하고 의견을 내며 어쩌면 약간 미쳐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재미있고 상대의 반응에 따라 이야기를 이어간다. 코파일럿은 유용한 도구이며 필자는 앞으로도 코파일럿을 PDF 요약이나 흥미로운 검색 엔진으로 계속 사용할 것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결국 이를 통해 많은 수익을 거둬들일 것이다. 그러나 코파일럿 같은 AI 선구자가 아니라 관심을 주도할 AI 챗봇계의 틱톡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활약해야 한다.
코타나 서비스 종료 : 실패
빙챗에 온 관심이 집중되는 동안 많은 이가 잊어버린 것이 있다. 빙챗/코파일럿이 AI와 관련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온라인 챗봇인 테이를 개발했지만 악랄한 인터넷 사용자들이 테이를 오염시켜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들었다. 그 후 윈도우 10에서는 미국 성우 젠 테일러의 목소리가 담긴 발랄한 성격의 챗봇 코타나를 출시했다.
2023년 8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에서 코타나를 삭제했다. 엄청난 비극이 아닐 수 없었다. 코타나는 생산성과 돈벌이를 위해 설계된 영혼 없는 기업형 챗봇이 아니라 윈도우에 개성을 더하는 마지막 시도였기 때문이다. 코타나도 코파일럿으로 구동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타나라는 브랜드를 종료했다.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와 디자이너의 등장 : 성공
AI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노력에 개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는 2022년 말 최고의 AI 아트 생성기의 유력한 후보로 선정됐다. 2023년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는 필자가 경험한 첫 번째 AI 이미지 생성기이자 마지막 종착역이 되었다. 지난 3월 달리 2(Dall-E 2) 모델을 통합하면서 더욱 개선되었고, 달리 3을 사용하는 지금은 매우 뛰어난 수준에 이르렀다.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는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의 이미지 크리에이터(Image Creator from Microsoft Designer)로 불린다. 이해는 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 연결이다. 출시됐을 때부터 좋아했던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는 캔바(Canva)와의 격렬한 다툼을 벌이며 몰락하고 있다. 캔바는 자체적인 AI 기반 이니셔티브를 통합하고 PCWorld에서도 팬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디자이너와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모두 고유한 특징을 지닌 생산적인 프로그램인 것은 분명하다.
그림판과 사진 앱의 AI : 성공
사진 앱의 운명, 그리고 그림판 앱의 종말과 재탄생을 한탄한 바 있지만 두 앱은 아직도 살아 있을 뿐 아니라 AI 기능을 더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림판은 코크리에이터(Cocreator)와 포토샵 같은 레이어 기능을 얻었다. 사진 앱은 스팟 픽스(Spot Fix)와 같은 과거의 편집 기능 일부를 얻은 데다 배경을 흐릿하게 만드는 기능도 추가됐다.
생성형 AI 이미지 기능은 그림판에 있어 확실한 이점이지만, 포토샵의 생성형 채우기 같은 기능이 사진 앱에도 추가되기를 바란다. 포토샵에서는 AI로 여백을 채우며 이미지를 세로에서 가로로 크롭(실제로는 확대)하는 기능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유틸리티 앱에 어울릴 만한 간단하고 유용한 수정이 될 것이다.
팀즈, 메타버스로 이동 : 당황스러운 순간
메타버스는 죽었다. 모두가 메타버스가 유행할 때 팀즈에 투자할 것을 강요받았겠지만, 다음 팀즈 회의 때 숲의 요정이 있는 가상 공간을 걸어 다니며 회의를 하는 사람은 없다.
윈도우 11 2023 업데이트 : 성공
수년간의 연간 업데이트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개발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2023 업데이트라는 의미 있는 윈도우 11 릴리즈를 배포해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년에 1회 업데이트 일정으로 돌아갔고, 2024년 6월에는 AI가 중심이 된 윈도우 12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우 업데이트는 다양한 앱이나 프레임워크 업데이트로 세분화되는 추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2023년 윈도우 11은 백업을 제외하고는 한발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다.
윈도우 10 지원 연장 : 성공
필자는 윈도우 11을 사용하지만 직업 특성상 사용하는 이유도 있다. 그리고 윈도우 10을 계속 지원하기로 한 마이크로소프트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 다만 지원 종료일을 2025년으로 정하고 이후 기한이 지난 윈도우 10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하면서 보안 업데이트를 받으려면 유료 구독이 필요하다고 표현하는 점이 흥미롭지만 찝찝하다.
서피스 랩탑 고 3/서피스 고 4 : 실패
서피스 랩탑 고 3(보급형 노트북이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나 소형 태블릿인 서피스 고 4에 대해 특별히 찬반의 의견은 없다. 그러나 둘 다 특별히 꼭 필요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고 실제적인 영향을 주지도 않고 출시됐다 사라진 제품이었다.
서피스 랩탑 스튜디오 2 : 성공
필자는 여전히 서피스 랩탑 스튜디오 2가 승리자라고 생각한다. 뛰어난 스피커 성능과 앞서 나가는 디자인, 전문 콘텐츠 제작에 걸맞는 하드웨어 때문이지만, 이 제품보다 성능은 덜하지만 더 얇고 가벼운 HP의 드래곤플라이 폴리오(Dragonfly Folio)를 사용해보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필자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수준의, 보급형 엔비디아 지포스 외장 GPU나 동급 부품을 탑재한 ‘전방위적’ 하드웨어를 좋아한다. 비즈니스용 성능도 갖췄고 퇴근 후에는 취미를 즐길 수도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무게와 두께가 늘어난 것은 분명 눈에 띄고, 과중한 작업을 한다고는 해도 배터리 사용 시간이 짧다는 단점도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필자는 서피스 랩탑 스튜디오 2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유일한 콘텐츠 제작자용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엑스박스 게이밍 PC도 출시해 주면 좋겠다.
파노스 파네이의 이직 : 실패
PC 업계의 열정적인 선구자 파노스 파네이가 갑자기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났다. 서피스 공개 전날 이직을 발표한 파네이가 떠난 곳은 다름 아닌 동종 업계의 IT 기업 아마존이다.
여전히 많은 IT 매체가 마이크로소프트 취재를 좋아했지만, 파네이에게는 떠날 시점이었던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하드웨어를 개편하고 필요한 업데이트를 제공할 여력이 없는 듯하다. 서피스 노트북은 항상 비즈니스용과 일반 노트북의 하이브리드처럼 느껴져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서피스 듀오도 별로였다. 어쩌면 서피스가 젊은 피를 수혈받아 더 좋아질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한 시대가 끝났다는 점은 맞다.
조용히 혜택을 축소한 리워드 시스템 : 실패
사용자가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리워드 프로그램의 혜택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줄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리워드 사용자들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왜일까? 리워드는 엑스박스 게임 패스 요금, 아마존 상품권이나 식료품 등을 지불할 포인트를 무료로 얻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무료 혜택이 없어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리워드가 다시 돌아올까? 단계적으로 사라지는 것일까? 동네 햄버거 가게에서 몇 시간만 일해도 1년치 게임 패스 얼티밋 요금이야 낼 수 있지만, 리워드는 여전히 사용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서비스였다.
액티비전 인수 : 성공
마이크로소프트와 최고의 게임 제작사가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가장 지루한 690억 달러 규모 거래였다. 거래가 성사되든 불발되든 게이머가 게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거라고 믿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아니면 탄탄한 게임 콘솔이지만 고군분투하는 플랫폼인 엑스박스가 경쟁 구도를 부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현재로서는 아니다.FTC는 이미 완료된 거래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경쟁 구도를 보호하는 것은 찬성이지만 이 배는 이미 오래 전에 떠난 것 같다. 게임을 일종의 서비스로 보면 사용자가 구입한 게임이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Arm용 윈도우 : 성공
2023년 10월, 퀄컴은 인수한 누비아(Nuvia)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으로 성능 개선을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약속이 성공적으로 지켜2023년 10월, 퀄컴은 인수한 누비아(Nuvia) 기술에 기반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으로 성능적 개선을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약속이 성공적으로 지켜질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칩이 탑재된 노트북이 출시되는 2024년에는 Arm용 윈도우가 마침내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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