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65% 더 많은 에너지 저장한다” 실리콘 음극재 사용한 배터리 등장

Jon Jacobi | TechHive 2024.01.17
소재 과학은 쉽지 않은 분야다. 특히 스마트 홈, 웨어러블, 모바일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 더 구체적으로는 리튬이온 배터리 영역은 더 그렇다. 그런데도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 '이노빅스(Enovix)'의 신제품은 주목할만하다. '음극재의 성배'로 불리는 100% 실리콘 리튬이온 배터리로 CES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노빅스의 성과를 살펴보기에 앞서 현재 배터리 기술을 간단히 정리하자.
 
ⓒ Enovix
 

왜 실리콘인가

실리콘은 모든 배터리 제조업체가 사용하고 싶어 하는 소재다. 세미-컨덕턴스(semi-conductance) 같은 매우 유용한 특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 오염을 유발하지 않고, 매우 풍부하게 존재하며, 매우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리콘은 지구상에서 산소 다음으로 풍부한 원소다. 또 지리적으로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에 희토류 원소 같은 물질과 달리, 특정 국가나 기업이 독점할 수 없다. 무엇보다 실리콘은 리튬이온을 많이 담을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에 사용되는 흑연보다 약 10배 많은 리튬이온을 저장한다.
 
실리콘은 지구상 거의 모든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 Enovix

그렇다면 지금 당장 실리콘을 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쉽게도 실리콘은 흑연보다 더 많은 리튬이온을 담을 수 있기 때문에 부피가 쉽게 팽창하는 문제가 있다. 이론적으로 실리콘 음극 리튬이온 배터리는 같은 크기의 흑연 음극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10배 많은 리튬이온을 저장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3~4배 부풀어 오르게 된다. 리튬이온을 빨아들이는 리튬 이온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 필연적인 문제는 전극의 균열과 성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터리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실리콘의 팽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관건인 셈이다. 

에노빅스에 따르면 일반적인 젤리 롤 형태의 단일 셀 리튬이온 배터리 설계에서 실리콘 팽창을 억제하려면 휴대폰 크기 배터리 기준 1.7톤 정도의 구속력이 필요하다. 타이탄(Titan) 잠수정 내파 사고 상황, 즉 (외부가 아닌 내부 기준) 1만 피트 해저에서의 압력에 해당한다.
 
14번째 원소인 실리콘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지난 세기에 가장 크게 활약했다. ⓒ Enovix

결과적으로 실리콘 배터리를 만들려면 실용적이고 시장성 있는 크기와 무게를 유지하면서, 배터리 구조에 약 2톤의 제약을 가하는 설계를 해야 하는 셈이다. 배터리가 무거울수록 배터리를 옮기는 것만으로도 저장된 에너지가 더 많이 낭비된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일반적으로 에너지를 얼마나 저장할 수 있느냐로 측정되므로, 만약 대규모 제약 구조로 무게가 크게 늘어난다면, 실리콘의 단위 무게당 용량이 흑연보다 10배 가량 높다는 장점이 거의 상쇄되므로 의미가 없게 된다.
 

에노빅스가 찾은 해법

에노빅스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에노빅스는 여러 개의 미니 셀을 수평으로 쌓으면 같은 휴대폰 크기 배터리에 210파운드의 구속력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림 *>처럼 십자형으로 쌓으면 대부분 압력이 배터리의 큰 위쪽과 아래쪽 표면이 아닌 작은 끝으로 전달된다고 덧붙였다. 
 
에노빅스는 수평으로 쌓은 작은 셀을 사용한다. 동시에 배터리 팽창을 줄이기 위해 강철 구속 구조를 추가했다. 

이렇게 하면 강철 케이스의 상단과 하단을 다른 방식보다 훨씬 얇게 만들어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단, 그렇다고 해도 에노빅스가 팽창 현상 자체를 없앤 것은 아니다.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을 총 2%로 제한했을 뿐이다.
 

10배는 아니라고 해도 대단한 성과

에노빅스는 100% 실리콘 음극을 사용했을 때 배터리 용량이 노트북에서는 최대 43%, 휴대폰에서는 최대 65%까지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 이론적으로 실리콘이 제공할 수 있는 1,000%는 아니라는 것이다. 더 작은 음극재를 사용하는 것 그리고 제약 구조의 무게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해도 실리콘 음극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기 자동차에 적용하면(아직 전기차 배터리의 밀도 향상과 관련한 성과는 없다), 이론적으로는 약 482km 주행 거리가 804km로 늘어난다. 단, 주행 거리는 장거리 전기차를 구현하는 방법의 일부일 뿐이다. 가스 차량은 주행 거리가 비슷하게 짧지만, 가스탱크를 채우는 데 5~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반면 전기차는 충전에 6~10시간이 걸린다.
 
ⓒ Mikael Lindkvist

아쉽게도 에노빅스는 충전 또는 방전 속도 개선과 관련해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또 최대 충전 횟수가 500회로, 흑연 음극 리튬이온 배터리의 800~1,000회보다 약간 적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이 다른 응용 분야에서 무게, 크기, 유용한 용량과 관련해 얼마나 기대에 부합할지는 더 검증이 필요하다. 에노빅스는 가격 관련 정보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한계가 있다고 해도 에노빅스 배터리의 강철 구조와 전반적인 설계는 고속 충전 중에 열을 더 빠르게 방출해 작동 중 과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에는 바로 적용하기 힘들겠지만, 노트북, 휴대폰, 보안 카메라, 스마트워치, 기타 기기에서 배터리 수명이 43~65% 늘어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 긴 수명의 배터리는 모두가 기대하는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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