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동안 질화갈륨 고속 충전기 7개 산 사람의 이유 있는 변명

사실 USB-C 충전기는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 손에 전혀 필요하지 않은 USB-C 충전기 7개가 들려 있었다.

농담이 아니다. 지난 2주간 필자는 무려 7개의 GaN USB-C 충전기를 사들였다. USB-C 충전기가 말 그대로 집에 넘쳐나는 기술 마니아인데도 그랬다.
 

필수품이 아니라 단지 사고 싶어서 충전기를 사기로 결정한 이유는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덜어내고 싶은 욕구 때문이었다. 보름 동안 일본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내면서 매일 12마일 이상을 걸었는데, 이때 65와트 듀얼포트 충전기와 1만mAh 보조배터리가 납덩이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가벼워질수록 유리한 사이클 선수처럼 단 몇 그램이라도 짐을 줄이고 싶었다.

다행히 일본은 전자 제품을 소매점에서 구입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나라였다. 10곳 이상의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수십개의 USB-C GaN(질화갈륨) 충전기를 직접 만져 보고 사양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일본에서 돌아올 때는 요구사항에 딱 맞는 제품을 손에 쥔 채였다. 일리컴(Elecom)의 45와트짜리 CW102 GaN II 기반 충전기(아마존에서는 더 귀엽고 비싼 버전을 판매한다)다. 생각보다는 조금 컸지만 45와트 전력으로 작은 노트북을 켤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옵션인 USB-PD 프로그래머블 전원 또는 PPS 표준을 지원했다. USB-C 충전기는 많지만 PPS를 지원하는 충전기는 없다. 과거에는 PPS 지원 여부를 따지지 않았지만, GaN 충전기를 향한 모험에서 교훈을 얻었다.
 

 

왜 PPS 충전기가 필요한가

모든 USB-C 충전기는 USB-PD(파워 딜리버리) 충전 전압을 크게 3v, 5v, 9v, 15v, 20v 단계로 구분해 지원한다. 그러나 PPS는 전압을 20mV라는 작은 단위로 훨씬 더 세분화해서 '3v부터 16v까지' 등의 연속된 범위로 제어한다. 표준 USB-C 충전률은 단차가 큰 계단 같지만 PPS는 곡선처럼 보이고, 스마트폰 배터리가 필요한 양을 몇 초마다 다르게 결정해 전송한다.

PPS 충전기는 충전 곡선이 훨씬 더 완만하고, 내부의 전환이 충전기로 오프로드되고 충전기의 요구사항에 잘 맞출 수 있어서 스마트폰 내부 충전에서 훨씬 발열이 덜하다. 그 결과 충전이 빨라지면서 충전 중 배터리 부담이 적고 스마트폰 배터리의 수명도 길어진다.

듣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PPS는 스마트폰에서 먼저 지원해야 한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과 태블릿 다수는 PPS를 지원하는데 애플은 이 기술을 채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필자의 삼성 갤럭시 S23 울트라는 PPS를 지원하고, 스마트폰의 초고속 충전 모드에 시동을 거는 유일한 방법은 PPS를 지원하는 45와트 USB-C 충전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구글 최신 픽셀 제품군과 에이수스 등 다른 스마트폰도 PPS를 지원한다.
 

작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주변에 선물하거나 분실하거나 본의 아니게 영구대여하는 경우를 모두 예상하고 장바구니에 담은 것이기 때문에 향후 몇 년 동안 필요한 GaN 충전기를 다 장만했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위해 챙긴 보조 배터리나 대형 충전기를 버리고 일리컴의 충전기만 챙기면 된다는 점은 정말 좋았다.

그러나 미국에 돌아오자 아마존 프라임 데이 기간이었고 그동안 눈여겨 보았지만 일본에서는 가격이 좋지 않았던 충전기 하나가 레이더 망에 잡혔다. 인기 제품이기도 한 앵커의 나노 3 충전기가 16.99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다.

기존 앵커 511 나노 프로 충전기와 착각하지 말자. 최신 제품인 나노 511 나노 3 충전기는 충전 속도가 30와트로 기존 나노의 20와트보다 개선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기존 나노는 5V, 9V의 매우 기본적인 USB-PD 단계만 지원하고 PPS는 지원하지 않았는데, 511 나노 3는 5V, 9V, 15V, 20V와 함께 2가지 PPS 프로파일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나노 3는 접지부를 접어서 수납할 수도 있게 만들어져 있어서 수납시 접지부가 구부러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무게다. 511 나노 3은 측정해 보니 무게가 39g에 불과할 정도로 가벼웠다. 일리컴 충전기보다 38%나 가벼웠다. 전력 소비도 33% 감소했지만, 사실 일반인의 실생활에서는 최대 충전률로 장시간 충전하지 않으며 전력 소비 감소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들리겠지만, 휴가 기간에 GaN 충전기 3개를 구입하고 열흘밖에 지나지 않은 이번주 화요일에는 추가로 4개의 GaN 충전기를 구입해버렸다. 충전기에 미친 사람 같다고? 물론 이해한다. 하지만 최신 GaN 충전기가 얼마나 작고 강력하며 훨씬 개선된 제품인지를 알고 나니,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처럼 충전기도 때마다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타당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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