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데이터 이그레스 비용 전면 무료” 클라우드 업계 파격 행보의 이유

David Linthicum | InfoWorld 2024.03.18
많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데이터 송수신에 비용을 부과한다. 이른바 '이그레스(egress)' 수수료인데, 클라우드에서 특정 데이터를 완전히 빼는 데 드는 비용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퍼블릭 클라우드 저장소에 있는 데이터를 온프레미스 시스템으로 옮기거나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동시킬 때 돈을 내야 한다. 이는 필자가 클라이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으로부터 듣는 가장 흔한 불만 중 하나다. 명확한 기준 없이 비용이 책정되는 데다, 클라우드와 그 외부 시스템을 함께 사용할 때의 장점을 상쇄하기 때문이다. 이그레스 비용 문제로 클라우드로 애플리케이션을 이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 Getty Image Bank
 

공론화된 이그레스 비용 문제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기업 사이에서 이런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클라우드 업계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이그레스 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기존 가격 체계를 바꾸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구글 클라우드는 이그레스 비용을 아예 없애기로 했다.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업계 선두업체의 기업을 빼오기 위한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가격을 통한 시장 전략 의미만 갖는 것이 아니다. 규제 당국의 압력과 더 심해진 시장 경쟁 그리고 지난 수년간 이어진 하드웨어 가격의 급격한 하락 등을 반영한 조치다. 오늘날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환경은 완전히 바뀌어서, 업체들은 경쟁사와 차별화하고 더 많은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클라우드 서비스 업계의 경쟁은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간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MSP(managed service provider)나 지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의 경쟁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다. 마이크로클라우드(Microcloud)의 부상도 주요한 변수다. 주로 생성형 AI가 주도하고 있는데, 온디멘드 GPU 시스템을 이용해 더 비용 효율적인 클라우드 대체제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당국의 정책과 시장의 요구 변화 역시 클라우드 업계가 이그레스 가격 같은 것을 낮추거나 없애도록 압박하는 요인이다. 단적인 사례가 EU의 데이터법(Data Act)이다. 기업이 클라우드 업체를 더 쉽게 바꿀 수 있도록 경쟁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더구나 시장이 성숙하면서 많은 기업이 더 비용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클라우드 솔루션을 찾고 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비용에 대한 기업의 검토도 더 엄격해지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당초 비용 절감 기술로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높은 비용 때문에 오히려 기업의 불만을 사고 있다.
 

다른 클라우드 업체도 속속 동참

구글이 이그레스 비용을 무료화하자, AWS도 자사 클라우드 밖으로 데이터를 옮기려는 기업에 데이터 전송 비용을 받지 않기로 했다. 기존 계약 조건을 변경하지 않고 AWS를 사용하는 모든 기업에 적용되므로, 기업이 기존 계약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도 이런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변화는 다양한 파급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 전체가 더 유연하고 경쟁적인 가격 구조로 재편될 것이다. 생성형 AI 툴과 시스템이 확산할수록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커질 가능성이 크므로, 기업엔 긍정적인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바꾸거나 더 자주 변경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 기업이 오늘날 지배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인 멀티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더 쉽게 도입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는 클라우드 업계의 '자발적인 호의'가 아니다. 규제 당국의 압박을 제외하고도, 이미 기업들 사이에서 클라우드 플랫폼 간에 상호 운용성과 손쉬운 데이터 이동성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널리 확산하고 있다. 기업은 유비쿼터스 컴퓨팅 모델로 이동하고 있으며 퍼블릭 클라우드는 기업 IT 시스템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다. 이제 '클라우드'는 온프레미스, 엣지, 모바일과 마찬가지로 그저 하나의 선택사항일 뿐인 것이다.
 

클라우드 업계도 손해가 아니다

이그레스 비용이 줄거나 없어지고 있다고 해도, 클라우드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은 클라우드 비용에 대해 더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클라우드 비용이 예상 이상으로 많이 나오는 경우 대부분은 이그레스 비용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한 시스템을 제대로 현대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요금 폭탄을 맞는 경우가 더 많다. 클라우드에서는 스토리지와 컴퓨팅과 같은 리소스를 온프레미스보다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가격 변화의 이면에 있는 클라우드 업체에 노림수에는 더 광범위한 경쟁 역학이 존재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바보가 아니며, 이를 상쇄 혹은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을 이미 하고 있다. 무엇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 시장을 고려하면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시장 확대는 이그레스 비용을 없애거나 낮추는 것과 무관하게 계속될 것이다. 필자는 이번 이그레스 비용 조정이 클라우드 업계 전체가 시장 내에서 수세적인 입장에 몰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유연하고 투명하며 사용자 친화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내려는 새로운 전략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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