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AI 표준 촉진하고 MS·엔비디아에 맞선다” AI 얼라이언스의 역할과 기대
반도체 연구 및 컨설팅 업체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의 수석 애널리스트 딜렌 파텔은 “오픈소스에 거의 기여하지 않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대조적으로 메타와 IBM은 모두 오픈소스를 수용하고 크게 기여하고 있다. AMD를 포함한 다른 기업 및 기관과의 협력은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이르는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위한 강력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얼라이언스’의 역할
12월 5일(현지시각) 출범한 AI 얼라이언스에는 50개 이상의 기술 기업과 과학 및 학술 기관이 참여했다. 오라클, 레드햇, CERN, 서비스나우, 클리블랜드 클리닉, 코넬 대학교, 다트머스 대학교, 델 테크놀로지스, 허깅 페이스, 인텔, 리눅스 재단, ML커먼스, 나사, 소니, 소프트뱅크, 도쿄 대학교 등이다.IBM 리서치(IBM Research)의 액셀러레이티드 디스커버리 인큐베이션 부문 책임자 앤서니 안눈치아타는 AI 얼라이언스가 IBM과 메타의 주도로 결성됐지만 협업 이니셔티브라며 “공식 본부는 없고 거버넌스는 모든 회원을 대표한다”라고 설명했다.
IBM에 따르면 AI 얼라이언스는 아파치 재단, 리눅스 재단 등 오픈소스 재단과 협력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지만, AI 얼라이언스의 목표와 프로젝트 범위는 오픈소스 재단보다 더 광범위하다. 아파치 재단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의 거버넌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안눈치아타는 “안전 및 신뢰 표준과 벤치마크 수립, AI 모델과 애플리케이션 개발, 연구 및 교육 이니셔티브 개발 및 지원, 정책 지지 등이 AI 얼라이언스의 목표다. 모든 중점 분야에 걸친 회원사 중심의 워킹그룹 구성을 시작으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정 분야의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관리 이사회와 기술 감독 위원회도 설립하고 정부, 비영리 단체, 민간 기업과 협력할 계획이다.
이어 안눈치아타는 AI 얼라이언스가 회원들이 기업과 사회의 요구를 동등하고 책임감 있게 충족하는 개방형 AI 리소스를 개발할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기존 협력 관계를 활용할 뿐 아니라 미국 및 EU를 비롯한 전 세계 정부 기관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면서, “AI 규제 정책 수립을 지지하는 것도 포함된다”라고 덧붙였다.
독점 소프트웨어의 대항마
안눈치아타에 따르면, AI 얼라이언스는 AI 기술, 특히 개방형 AI 모델의 생성, 배포, 관리를 민주화하기 위해 방대한 리소스를 활용함으로써 개방형 생태계와 독점 생태계 간의 균형을 바로잡고자 한다. 가트너의 기술 혁신 부문 부사장 아룬 찬드라세카란은 “AI 얼라이언스가 대형 기술 업체의 폐쇄적인 생태계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타는 자체 AI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IBM 같은 기업 중심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AI 얼라이언스 파트너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모델을 주도하도록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찬드라세카란은 AI 얼라이언스의 성공은 이후 출시될 모델의 품질, 라이선스 허용 가능성, 모델 감사 프로세스의 엄격성, 전체 모델 학습 및 출시 과정의 투명성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콘스텔레이션 리서치(Constellation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앤디 투라이는 AI 얼라이언스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 등과 경쟁하기 위한 IBM의 “B팀” 같다고 언급했다. 투라이는 “해당 컨소시엄이 IBM의 AI 칩,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등을 내부용으로 사용하거나 제품과 통합하기 시작하면 IBM은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회원사의 부가가치에 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IDC의 리서치 그룹 부사장 리투 조티는 이번 동맹이 경쟁 제품에 대응해 강력하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공하기 위한 IBM과 메타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AMD·인텔, 엔디비아 꺾을 수 있을까?
AI 얼라이언스에는 AMD, 인텔뿐 아니라 신생 반도체 업체 세레브라스(Cerebras) 등이 참여한다. AI 얼라이언스는 이들 칩 제조사와 하드웨어 가속기 소프트웨어 업체가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AI 얼라이언스가 필수 지원 소프트웨어 기술에 기여할 뿐 아니라 채택을 촉진해 AI 하드웨어 가속기 생태계를 육성하기 때문이라는 게 여러 전문가의 설명이다.엔비디아는 LLM(Large Language Model) 개발 및 추론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포함한 칩 제조 분야의 지배적인 업체다. 칩을 구동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이를 중심으로 한 개발자 커뮤니티 그리고 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델, HPE, 레노버 등 다른 기술 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엔비디아의 경쟁 우위다.
IDC의 고성능 컴퓨팅 부문 리서치 부사장 피터 루튼은 “엔비디아와 경쟁 관계에 있는 AMD, 세레브라스, IBM, 인텔은 모두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으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따라서 AI 얼라이언스는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 생태계만큼이나 풍부하고 이런 가속기 유형에서 실행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시장에서의 선택 폭이 넓어져 AMD와 세레브라스, IBM, 인텔이 더 많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고 생태계를 다양화하고 가속기 가격을 낮춰 AI 개발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월 AMD는 오픈소스 AI/ML 소프트웨어 업체 노드.ai(Nod.ai) 인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엔비디아에 맞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역량을 확대하려는 일환이었다.
AI 얼라이언스의 표준 수립 가능성
한쪽에서는 AI 얼라이언스가 모델 표준과 AI 안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그런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말한다.가트너의 찬드라세카란은 “규제 기관과 협력해 오픈소스 모델을 규제하는 프로세스를 명확히 할 기회가 있다”라고 평가한 반면, 콘스텔레이션 리서치는 AI 얼라이언스가 어떤 벤치마크와 표준을 제공할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측정 대상(예 : 모델, 생성형 AI 어시스턴트, 편향성 등)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벤치마크와 표준이 여럿 이미 존재한다. GAIA(General AI Assistant), MLPerf(Maching Learning Performance), 페어런(Fairlearn), AI 페어니스 360(AI Fairness 360), 액센츄어 페어니스 툴(Accenture Fairness Tool), DAWN벤치(DAWNBench), 글루(GLUE), 스쿼드(SquAD) 등이 대표적이다.
아말감 인사이트(Amalgam Insights)의 수석 애널리스트 박현은 AI 기술 표준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면서,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조차 AI를 정의하는 명확한 용어 사전이나 AI 성능 및 안정성을 정의하는 지표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AI 얼라이언스는 미국과 EU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AI 안전 표준을 개발하려는 기관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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